구강암의 조기 검진

[건강칼럼] 간단하고 저렴한 구강암 조기검진

치통도 참기 어려운 통증 중 하나이지만, 입 안의 점막(혀, 입술, 볼, 입천장 등)은 음식을 먹다가 혀를 깨물거나, 뜨겁고 날카로운 음식 등 외부 자극으로 크고 작은 상처가 잘 생긴다. 이곳이 헐면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다행히 1~2주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나을 때까지 참는 것도 고역이다.

이렇듯 구강은 우리가 매일 말하고, 식사하고, 숨쉬는 친숙한 곳이지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입 안을 자주 들여다 보지 않게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래 없이 고가의 건강검진을 많이 하는 나라다. 덕분에 질병 조기 발견은 국민 건강의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

구강암은 다른 암에 비해 발생률이 높지 않다. 하지만 다른 암처럼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씹는 기능 감소, 얼굴 추형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 조기 발견이 예후의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다행히 구강암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간단히 육안으로 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의 검진도 눈으로 먼저 관찰하고 의심스러운 질환을 떼어내어 검사하지만, 사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어 내시경을 이용한다. 입 안은 이런 장비 없이도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거울로 혹은 치과 검진 시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검진할 수 있다.

치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구강암도 유방암처럼 자가 검진의 교육과 홍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구강암 자가검진은 어떻게 할까. 구강암의 경우 ‘2주 이상 상처가 낫지 않을 경우’ ‘갑자기 이유 없이 치아 주변이 붓고 이가 흔들릴 경우’ ‘입 안에서 점점 커지는 혹 같은 것이 있을 경우’ 치과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만약 의심스러운 병소가 있을 경우 병원에서는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초기의 구강암은 다른 암처럼 전혀 통증이 없을 수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차적인 자가 검진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입안의 치료를 받고 있는 치과의원에서 치료 도중에 구강내의 점막도 같이 검진하면 매우 효율적인 조기 검진 방법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과 치과의사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고가의 검진이 필요없는 구강암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는 이미 이러한 운동이 관심과 홍보만으로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민 건강검진이 자리를 잡았듯이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현재의 건강검진 시스템 내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구강암 검진은 큰 사회적 비용없이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구강암 검진이 구강암의 발생률을 줄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많이 진행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을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해 구강암의 치료 결과가 높아질 수 있다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팽준영<경북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2014. 10. 14 영남일보 건강 칼럼

글쓴이: Jun-Young Paeng(팽준영)

Oral and Maxillofacial Surgeon Oral cancer, Maxillofacial Deformity, TMJ surgery, Maxillofacial reco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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